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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흉년



완전한 탈피를 위해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뱀이 허물을 벗을 때, 벗어버린 허물도 온전하고 자기의 몸도 온전하기 위해선 때를 기다려야 한다. 속살도 나오기 전에 조급하게 허물을 뜯어내선 안 된다. 나는 엄마 아버지의 삶의 양식을 증오했지만 그것이 와해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나는 그것을 조금도 다치지 않고 거기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뱀의 허물이 아무리 온전해도 뱀에게 무용(無用)하듯이, 그것이 나에게 무용한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것은 내가 꿈꾼, 나를 에워싼 거짓된 삶의 방법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앙갚음이었다. (하권, 293~294쪽)


from NAVER 오늘의책

'가슴의 증오를 부르는 존재들
그러나 또 가엾고 가여운 이여라'

왜 이렇게 와 닿는지.

by pittite | 2008/06/27 02:2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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