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27일
도시의 흉년

완전한 탈피를 위해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뱀이 허물을 벗을 때, 벗어버린 허물도 온전하고 자기의 몸도 온전하기 위해선 때를 기다려야 한다. 속살도 나오기 전에 조급하게 허물을 뜯어내선 안 된다. 나는 엄마 아버지의 삶의 양식을 증오했지만 그것이 와해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나는 그것을 조금도 다치지 않고 거기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뱀의 허물이 아무리 온전해도 뱀에게 무용(無用)하듯이, 그것이 나에게 무용한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것은 내가 꿈꾼, 나를 에워싼 거짓된 삶의 방법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앙갚음이었다. (하권, 293~294쪽)
from NAVER 오늘의책
'가슴의 증오를 부르는 존재들
그러나 또 가엾고 가여운 이여라'
왜 이렇게 와 닿는지.
# by | 2008/06/27 02:2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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